운탯
교실은 소란스러웠다. 복도에서부터 확 느껴질 정도였다. 뒷문을 열고 들어가자 친한 애들이 큰 소리로 인사를 해왔다. 그러더니 은근한 눈치로 ‘그 형’ 근황을 묻기 시작했다. 그 형이란 당연히 태산이 형을 일컫는 것이었다. 원래는 얘네랑 등하교를 같이 했었다. 형 때문에 한동안 따로 가야 할 것 같단 소식을 어젯밤에 전했더니 내가 진짜 착취당하는 줄 아는...
새벽녘의 소리들이 우리를 둘러쌌다. 풀벌레 울음, 나뭇잎 스치는 소리, 차음벽을 넘어 들려오는 자동차 엔진음 같은 것들이. 태산이 형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부드러운 갈색 눈동자로 나를 쳐다볼 뿐이었다. 침묵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언제나 해온 것처럼. 형이 누구이고 무엇이든 나와는 상관없다고 믿기로 했다. 우리는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