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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지인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
간병인 분을 한 분 모셨는데
이상하게 하루 종일 핸드폰만 들여다보며
뭔가를 열심히 적더라는 거임.
환자 상태는 뒷전이고 딴짓만 하나 싶어
속으로 불만이 턱끝까지 차올랐는데
퇴원하는 날 그 간병인이 머뭇거리며
지인에게 보여준 화면이 뭐였냐면
어떤 지인이 명절에 친척 모임 갔다가
평소 뭐든 탐내며 가져가기로 유명한
큰이모한테 걸려버렸다는 거임.
지인이 들고 있던 명품 브랜드 가방을 보더니
"너 쓰지도 않는데 나한테 그냥 줘라"라며
다짜고짜 뺏어 가려고 하셨다함.
지인이 곤란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데
옆에서 잠자코 보시던 막내 삼촌이
큰이모한테 던진 한마디가 뭐였냐면
아는 선배가
최근 연인과 데이트 중
갑자기 소나기를 만났는데,
다들 건물 밑으로
정신없이 피하느라 바쁜 와중에
상대방이 자기 겉옷을 벗어
선배 머리 위를 가려주면서
"빗소리 들으면서 걸으니까
오히려 낭만 있고 좋다"라며
환하게 웃어주더라는 거임.
그 순간 선배는
좋은 곳을 가거나
근사한 식사를 할 때보다,
예상치 못한 불편한 상황이
갑자기 터졌을 때
그걸 긍정으로 넘겨주는
상대의 태도에서
평생을 함께하고 싶다는
강한 확신을 얻었다고 함.
결국 연애에서
진짜 마음을 움직이는 건
화려한 조건이 아니라
일이 꼬였을 때
함께 웃어줄 수 있는
상대의 다정한 여유인 듯.
어떤 지인이 큰맘 먹고
주말마다 등산 동호회에 가입해
매주 산을 열심히 타기 시작했음
원래 집에서 누워만 있던 애가
새벽부터 배낭 싸고 나가길래
다들 체력 관리라도 제대로 하나
부러운 눈으로 바라봤단 말임
근데 한 달 만에 무릎 다 나가서
골골거리길래 대체 왜 그렇게까지
산에 목숨을 걸었냐고 물어봤는데
얘가 던진 한마디가 뭐였냐면
여행 가기 전날 밤에
캐리어 싸면서 '혹시 모르니까' 하고
챙겨 넣는 온갖 물건들.
비 올지 몰라 챙긴 장우산부터
갑자기 춥다고 할까 봐 넣은 겉옷,
속 뒤집어질까 가져가는 온갖 약까지
가방에 바리바리 쑤셔 넣기 시작함.
근데 막상 여행지에 도착하면
그 '혹시' 하는 예외 상황은 절대 안 오고
그 무거운 가방 들고 이동하느라
체력만 다 털리는 게 현실임.
결국 캐리어에 꾹꾹 눌러 담은 건
필요한 생필품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낸 만약의 불안이고,
그 불안의 무게를
여행 내내 어깨에 짊어지고 다니는
아이러니 그 자체임.
살다 보면 이웃 간의 평화는
거창한 예의에서 오는 게 아니라
서로의 사정을 알게 되는
작은 계기에서 비롯되곤 함.
어떤 지인이 아파트 주차장에서
매일 아침 자기 차 옆에
바짝 붙여 주차하는 옆 차 때문에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는 거임.
참다못해 유리창에 따지는 메모를 붙였는데
퇴근길에 돌아온 답장이 뭐였냐면
어떤 지인이 얼마 전 외할머니 댁
다락방을 청소하다가
할머니가 수십 년째 보물처럼 아끼던
낡은 요리책 한 권을 펴보았단 말임
근데 레시피 적힌 페이지마다
손때 묻은 연필 글씨로
"오늘도 아주 잘 먹었음"
"간이 딱 맞다고 좋아함"처럼
수십 년 전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짤막한 소감이 날짜별로 적혀 있었음
평소에 할아버지 이야기만 나오면
무덤덤하게 고개 돌리시던 할머니가
그 빛바랜 기록들을 매일 밤
조용히 읽어보고 계셨던 거임
가장 무심해 보이는 기억 뒤에도
얼마나 깊은 그리움이 남아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 일화임
혹시 SNS에서 남의 사진을
자기 것처럼 도용하는 사람 본 적 있음?
어떤 지인이 직접 만든 요리 사진을
개인 SNS에 소소하게 올렸단 말임
근데 며칠 뒤 한 인플루언서가
자기가 차린 밥상이라며
그 사진을 그대로 훔쳐 올린 거임
황당해진 지인이 그 글에
댓글을 딱 한 줄 남겼는데
그 한마디가 뭐였냐면
"양치를 너무 열심히 하셔서
치아가 다 깎여 나갔습니다."
찬물 마실 때마다 이가 시큰거려
충치 생긴 줄 알고 치과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차트 보며 던진 진단임.
치아 건강 챙기겠다고
밥 먹자마자 뻣뻣한 칫솔모로
양치질을 빡빡 해댔는데,
그게 세균을 닦아낸 게 아니라
생니를 사포질하듯 갈아내고 있던 거임.
열심히 관리하겠다는 집착이
멀쩡한 잇몸을 파내고
통장 잔고까지 갉아먹은 셈임.
결국 내 이를 망가뜨린 건 충치가 아니라,
무식하게 힘만 준 성실함이었다는 게
참 억울하고 웃픈 현실임.
어떤 지인이 패스트푸드점에서 알바할 때
마감 청소를 남들보다 3배는 빠르게 끝내서
점장님한테 '마감의 신'이라 불렸다는 거임
남들은 1시간 넘게 걸리는 매장 청소를
혼자 20분 만에 깔끔하게 마치니까
점장님이 감탄하며 수당까지 얹어줬다는데
동기들이 대체 그 미친 스피드의 비결이
뭐냐고 끈질기게 물어보자
얘가 자조 섞인 표정으로 던진 한마디가 뭐였냐면
"나 사실 시력 안 좋은데 안경 쓰기 싫어서 벗고 청소함" 이더라는 거임
눈에 더러운 게 전혀 안 보이니까
대충 빗자루 몇 번 휘두르고 끝냈다는 거임
근데 하필 점장님도 심각한 노안이 오셔서
바닥이 깨끗해 보인다고 착각했던 거 ㅋㅋㅋ
결국 착시가 만든 유쾌한 오해였는데
때로는 모든 걸 너무 꼼꼼하게 보려 하기보다
적당히 눈 감고 넘어가는 게
모두의 정신 건강에 좋을 때도 있구나 싶음 ㅋㅋㅋ
무선이어폰 케이스 뚜껑을 여는 순간
이어폰 유닛이 꽂혀 있어야 할 자리에
손톱만 하게 작게 접힌 영수증과
호텔 멤버십 카드가 들어 있었음
처음에는 주머니에 넣을 데가 없어서
대충 쑤셔 넣어둔 쓰레기인 줄 알고
별생각 없이 살짝 펼쳐봤는데
결제 금액에 무려 42만 원이 찍혀 있었음
그 친구는 1년 넘게 취준 중이라며
만날 때마다 통장에 5천 원뿐이라고
차비도 없다며 울상을 짓던 애였음
안쓰러운 마음에 만날 때마다
밥이랑 비싼 커피는 전부 내가 샀고
지난달엔 자격증 시험 응시료까지
내가 대신 내주면서 응원해줬음
그런데 영수증에 찍힌 카드 명의가
분명 친구 본인 이름 석 자였음
가장 소름 돋았던 건 결제 날짜였음
지난주에 나한테 급하게 전화해서
월세 20만 원이 당장 모자란다고
이번에 못 내면 쫓겨난다며
엉엉 울면서 사정하길래
적금 깰 돈 쪼개서 송금해준 바로 그날이었음
그 돈을 받아서 월세를 낸 게 아니라
친구들이랑 호텔 라운지에 가서
호화롭게 애프터눈 티 세트를 시켜 먹고
자랑용 사진을 찍고 있었던 거였음
화장실에서 돌아오던 친구가
내 손에 들린 영수증을 발견하자마자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낚아채더라고
이게 도대체 무슨 돈이냐고 따져 물었더니
한참을 씩씩거리며 째려보다가
너는 대기업 다니면서 돈도 잘 벌면서
취준생 기분 전환하는 꼴도 못 보냐며
오히려 나를 쪼잔한 사람 취급을 함
인스타에 올릴 사진은 필요하고
내 돈 쓰는 건 아까우니까
나한테 빌붙어서 아낀 돈으로
호텔 다니며 갓생 사는 척했던 거임
사람 호의를 바보 취급한 걸 깨닫고
그 자리에서 당장 20만 원 계좌로 받음
그리고 카톡 차단하고 번호도 지워버렸음
두 번 다시는 내 인생에 엮이지 마라
다들 주변에 이런 뻔뻔한 사람 본 적 있어?
퇴근길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낯선 이웃과 단둘이 탔을 때
열에 아홉은 약속이라도 한 듯
갑자기 폰을 꺼내 들기 시작함.
인사를 건네기엔 어정쩡하고
그렇다고 벽만 멍하니 바라보는 건
시선 처리가 너무 어색하니까
스마트폰을 방패 삼아 숨는 거임.
서로 모르는 척 폰만 뚫어져라 보고 있지만
속으로는 층수 표시판의 숫자가
제발 빨리 올라가기만을
똑같은 마음으로 바라고 있음.
가장 밀접한 공간에 같이 서 있으면서도
마음은 누구보다 멀어지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의 웃픈 방어기제임.
어떤 지인이 연인과 잘 만나고 있었는데
얼마 전부터 상대가 갑자기 무소유를 주장하며
데이트 때마다 거친 옷만 입고 나타나더라는 거임
지인이 밥을 사주겠다고 해도 극구 거절하며
자신은 비우는 삶을 살겠다고 선언하길래
상대에게 심각한 슬럼프가 온 줄 알고
지인도 안 쓰는 물건을 다 정리하고
진심으로 그 삶을 함께 맞춰줬다고 함
그러자 상대가 참다못해 지인을 찾아와
눈물을 글썽이며 던진 한마디가 뭐였냐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