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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ined June 2026
죽는 순간 무섭지는 않았다. 그간 보아왔던 것처럼 끔찍하지도 않았고. 칼집이 된 나보다 칼을 쥔 이의 얼굴이 배는 처참했으니까. 무엇보다도 그 얼굴을 볼 수 있는 건 영원히 나 하나뿐일 거라는 사실이 몹시 마음에 들었다. 몇백 번, 몇천 번을 반복해도 오직 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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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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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의 천국. 그는 나의 오랜 친구죠. 태초의 예언과 함께 이 세상에 내려왔으나 빛을 보지 못하고 갇혀버린 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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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긴 문을 열어준 건 아주 아름다운 여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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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무결한 인간이 어디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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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네 역시 무결하지는 못했으니, 인간이란 실로 얼룩진 모양새를 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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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이는 꼬리가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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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얼굴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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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모두를 사랑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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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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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에는 모두를 미워했습니다. 아무리 사랑해보려고 애써도 사랑할 수가 없었죠. 물론 믿지도 않았고요. 혹자는 믿음과 사랑을 최고의 가치로 둔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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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나타났으면 좋겠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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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저는 제 아내를 사랑하죠. 사랑하고, 아내 역시 마찬가지일 테지만 꽃을 선물할 일은 없을 듯하군요. 에밀리아는 꽃을 그리 좋아하지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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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꽃이 참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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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죽기 전에 꽃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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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의 말에는 저주의 말로 응하는 게 예의겠죠. 미련하고 아둔한 남자 같으니. 아직도 알지 못하는가. 우리가 함께 떠도는 이곳이 이미 지옥이며, 우리가 받은 형벌은 살아남은 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그 우스꽝스러운 연극을 영원히 반복하는 일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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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한 적도 없는 자에게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호소한들 당신의 거짓말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 당신이 정말로 나를 믿었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어. 적어도 우리가 함께 이곳에 올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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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의 사랑스러운 비둘기와 영원히 함께할 수 있었을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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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던 주인을, 그 아가씨를 배반하고 죽음에 몰아넣은 죄는 네가 피안의 강을 건널 때에도 결코 씻기지 않을 것이다. 영원히 더러운 죄악으로 젖은 손을 들고 연옥을 헤매일 테니 결코 무엇도 잡지도 쥐지도 못한 채 제 몸 하나 뉘일 곳 없이 고독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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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천벌을 받을 거다. 지옥에 떨어질 테지. 너 같은 놈을 잠시라도 진심으로 신뢰하고자 했던 내 두 눈이 원망스러울 따름이야. 그래서 신은 내 눈을 앗아 갔던가? 이 모든 것이 다 당신들의 뜻인가? 고매하신 신들이여, 이 처절한 외침을 듣고 계시다면 응답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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